지난 주말 이전에 언급했던 실리콘밸리 은행 SVB가 사실상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물론 주식도 거래가 정지되었으며 캘리포니아주 금융당국은 SVB의 자금을 예금보호공사에 넘겼다. 예금보호공사는 예금보장액을 지급하고 추가로 자본을 매각하여 예금자에게 배분할 것이다. 미국의 예금보호금액은 25만달러이지만 예금주의 대부분이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이를 초과하여 예금한 상태이다.
SVB의 파산으로 인해 미국 스타트업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이메일로 고객들에게 피해사실을 알리고 물건을 할인하여 현금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장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도 생기고 있으니 당분간 스타트업에게는 힘든 시기가될 것이다. 오히려 은행쪽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연쇄적인 파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 사견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구제금융을 통해서 은행을 살릴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미국 금융당국에서는 구제금융은 없다고 발언했기 때문에 결국 SVB는 파산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SVB는 대출이 줄어들어 받은 예금을 굴리기 위해서 증권과 채권을 매입해왔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예금 인출이 많아졌고 결국 유동성이 부족해진 SVB는 채권을 손절하고 유상증자를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유상증자는 실패하고 남은 자본은 예금보호공사에 넘어갈 것이다.
이로써 안전하게로만 여겨졌던 채권투자역시 만기까지 보유할 기반이 부족하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투자자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장부로는 자본이 충분해 보이지만 유동성이 부족하다면 이러한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나타내는 예시가 될 것이다.
다만 나는 미국 금융당국이 SVB의 파산은 막지 못했지만 다른 은행의 연쇄파산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원펀드를 운영하여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들에게 작은 유동성을 지원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SVB사태가 리만브라더스 사태처럼 확산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리만브라더스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만사태 이후 은행들은 여러 규약을 통해서 자본비율을 관리하고 있고 결국 신뢰가 있는 은행이라면 지금 상황에 예금이 과다인출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은행은 준비율을 높혀 대비하는 것이 리스크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SVB의 영향으로 인해 대형은행의 주가도 하락했지만 결국 건전한 대형은행은 충분히 할인된 가격으로 좋은 주식을 구매할 기회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이 SVB를 보유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어느정도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SVB의 파산이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CEO의 내부자거래가 있었고 자회사 주식을 대량매도 했기 때문에 과연 파산이 갑작스러운 일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