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의 파산으로 인해 옐런 재무부장관은 미국 정부차원의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과 다르게 바이든 대통령은 SVB의 예금은 안전하고 모두 인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금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을 안심시키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밤새 나스닥은 소폭 상승했습니다. 제가 우려했던 것은 재무적으로 건전한 은행도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 파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A은행의 예금 70%가 한번에 인출된다면 은행의 지급준비금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외부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은행의 예금 70%가 한번에 인출될 수 있냐 말이 안된다'라는 생각을 갖을 수 있지만 실제로 사례가 존재합니다.
만약 정부가 예금을 보호해주지 않았다면 예금자들은 재무적으로 건전하지 않은 다른 은행의 예금을 인출할 것이고 이러한 흐름은 다른 대형은행까지 퍼져서 뱅크런사태가 발생한다면 공포감으로 인해 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행이도 이번에는 미국 정부가 예금을 보호해줬지만 빠르게 다른 은행에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SVB는 예금을 받아 채권을 구매했지만 전혀 금리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았기에 무리한 투자가 아니였나 하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은 암호화폐 전문 은행입니다. 불경기로 인해 암호화폐의 파이가 작아졌고 거대 거래소 FTX의 파산으로 인해 인출된 예금은 시그니처 은행의 약 70%에 육박합니다.
결국 시그니처 은행은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보유 자산들을 매각해야만 했습니다. 채권은 금리가 상승한다면 채권가격은 하락합니다.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안전자산이지만 중도에 매도한다면 하락한 가격에 손절매를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그니처 은행도 과도한 예금인출로 인해서 파산하게 되었습니다. SVB는 주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해왔고 스타트업들이 투자금이 부족해져 예금을 인출해서 발생한 사태임을 보면 결국 두 은행 모두 불경기로 인해서 파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공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가 잠시 불을 끄긴 했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대규모 모기지를 운영하고 있고 금리인상의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예외는 아닙니다. 은행 측은 미국이 규정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지만 시장의 공포로 인해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형은행도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면 감당할 수 없습니다. 당분간은 중소형 금융주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는 추가적인 자금조달로 예금 인출 수요를 충족시켰다고했지만 결국 은행 고유의 자본으로는 예금 인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며 이는 추가적인 예금 인출 수요가 발생한다면 다시 자금 조달을 해야하고 결국 자금조달에 실패한다면 SVB처럼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은행은 어떨까요? 한국의 은행은 이번에 파산한 은행과는 수익구조가 많이 다릅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었지만 최근 한국의 은행들은 이자잔치로 횡재세를 내야한다는 언급이 있을 정도로 이자장사 즉 대출장사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다행히도 크게 타격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보수적으로 대출장사에 집중했다는 점이 파산한 은행에 대비하여 좋은 선택이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금리인상시기에는 은행또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